열역학 상태방정식과 기액평형 (Equation of State, EOS, and Vapor Liquid Equilibrium, VLE)
열역학 상태방정식으로 기액평형을 계산하는 구체적인 방법
개요
석유화학분야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화학공정들 중에는 물질을 분리하는 공정들이 많다. 이 중에서 증류탑
이라는 공정은 물질들이 같은 조건(=온도와 압력)에서 얼만큼 기체가 잘 되는지(=물질의 끓는점 차이, 상대 휘발도)의 특성에 따라서 물질을 분리하는 공정이다. 예를 들어, 물과 에탄올이 50%씩 섞여있는 액체 혼합물에서 물과 에탄올을 분리하고 싶은 경우, 이 혼합물을 어떤 통에 넣고 열을 가해 온도를 높이게 되면 기체상으로 된 물질들 중에는 더 기체가 잘되는 에탄올의 양이 물보다 더 많아진다. 이 기체를 냉각시켜 다시 액체로 만들면 에탄올의 농도가 50%보다 더 높은 액체 혼합물을 얻을 수 있다. 이러한 방식으로 여러번 끓이고 냉각시키는 것을 반복하면 에탄올의 농도를 거의 100% 가깝게 얻을 수 있다.
위의 예에서 1:1로 섞여 있는 에탄올/물 액체 혼합물을 임의의 압력하에서 어떤 온도로 만들었을때, 그때 생성되는 기체내의 에탄올/물 혼합물의 비율과 액체내의 에탄올/물 혼합물의 비율을 미리 계산할 수 있는데, 이것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이 바로 열역학이다. 이 글에서 어떻게 이것이 계산되는지, 그 구체적인 과정을 설명한다.
1단계: 열역학적 평형
열역학적 평형
이라는 개념은 직관적으로 어떠한 조건하에서 물질들의 상태와 조성이 변하지 않고 안정적인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뜻한다. 위의 에탄올/물의 액체 혼합물을 통에 넣고 끓이는 예를 생각해보면, 처음에 통의 온도를 특정 온도로 상승시키고 유지하게 되면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기체 혼합물의 양과 조성, 액체 혼합물의 양과 조성이 처음에는 급격하게 변하다가 그 다음에는 어떠한 값으로 수렴하게 된다. 이 수렴된 상태를 열역학적 평형 상태라고 한다.
이를 열역학적으로 표현하면, 기체와 액체가 구성하는 전체 시스템의 깁스에너지의 변화량이 0
이라는 의미(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상태에서는 깁스에너지가 최소값을 갖기 때문에 = 아래로 볼록한 2차 함수의 최소값에서의 미분값이 0인 것과 동일한 논리) 이고 이것은 결국 기체 상과 액체 상의 깁스에너지 변화량이 같다는 것을 의미 한다. 깁스에너지는 화학 포텐셜(chemical potential)
에 직접적으로 비례하고, 화학포텐셜은 퓨가시티(fugacity)
라는 열역학적 성질과 비례한다. 최종적으로 열역학적 평형상태에서는 기체에서의 성분i와 액체에서의 성분i의 퓨가시티가 같다는 하나의 근본적인 식을 도출할 수 있다.
이 퓨가시티는 열역학을 통해서 물질의 온도, 압력, 부피의 함수로 표현이 될 수 있고 수치적인 계산이 가능하다. 특정 상(phase)에서 물질의 종류를 알고, 온도와 압력이 결정되면 부피는 자동으로 결정된다. 따라서, 이 관계식, 즉 온도와 압력의 함수로 표현되는 부피를 정의해줘야 한다. 이때 사용해야되는 식이 바로 상태방정식이다.
2단계: 각 상의 조성을 계산하는 구체적인 방법
성분i의 기체 퓨가시티
는 기체 상의 i성분의 몰분율 yi, 기체 상의 전체압력, 기체 상의 혼합물 퓨가시티 계수의 곱으로 계산할 수 있다. 기체 상의 혼합물 퓨가시티 계수
는 해당 조건에서의 온도, 압력, 부피로 계산할 수 있는 대수식으로 표현 할 수 있다. 이때, 알고 있는 온도와 압력으로 부피를 계산하기 위해 상태방정식을 사용한다. 이때 중요한 것은, 혼합물 퓨가시티 계수를 계산
하기 위해서는 순수물질의 상태방정식이 아니라 혼합물의 상태방정식
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. 혼합물의 상태방정식은 상태방정식의 종류(SRK, PR, IDEAL, …), 순수물질의 상태방정식에 포함되는 파라미터들, 반데르발스의 혼합 규칙(Mixing rule), 관련된 성분들의 2성분 상호작용 계수(binary interaction parameter/coefficient)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. 이를 통해 기체 상의 혼합물 퓨가시티 계수를 계산하게 된다.
성분i의 액체 퓨가시티
는 액체 상의 i성분의 몰분율 xi, 액체 상의 온도에서의 포화증기압력, 액체 상의 혼합물 퓨가시티 계수의 곱으로 계산한다. 이때 중요한 것은, 액체 상의 혼합물 퓨가시티 계수
는 기체와 같이 혼합물의 상태방정식으로는 계산할 수가 없다. 따라서 액체 상에서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순수물질의 퓨가시티 계수
를 사용하는 대신, 활동도 계수(activity coefficient)
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이것을 순수물질의 퓨가시티 계수에 곱하여 액체 혼합물의 퓨가시티 계수를 계산한다. 활동도 계수의 경우 여러가지 모델(Wilson, NRTL, …)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. 액체의 경우 비응축기체로 인해서 실제 시스템의 전체압력이 포화증기압력보다 큰 경우가 있는데, 이러한 상황에서는 액체 혼합물 퓨가시티가 달라지는 경우가 생긴다. 이를 보정하기 위해 포인팅 보정(poynting correction)
을 해준다.
위에서 설명한 각 기체 상고 액체 상에서 계산한 퓨가시티가 같다라는 개념을 통해 xi, yi를 구하면 열역학적 평형상태에서의 해당 상의 물질의 조성을 얻을 수 있다.